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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토트넘 vs 사우스햄튼 경기 시청 소감

어처구니없이 순식간에 토트넘의 역전패를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서 보게 되어 매우 아쉬웠던 경기였다.

경기 후, 근래에 보기 드문 소니의 실망스러워하는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리그 4위로 가기 위해 승수를 올리지 못한 것에 상당히 아쉬워했던 모습에서 강한 자신감도 엿볼 수 있었다.

 

콘테 감독은 보기 드물게 굉장히 화를 내는 경기 외적인 상황도 이 경기가 나름 꽤나 중요하고 힘들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나 또한 이렇게 "어, 동점골 먹네, 어어, 이건 또 뭐지?" 하면서 동점골에 역전골까지 먹어 버리는 정말 이상하리만치 귀신에 홀린 듯 승리의 여신이 사우스햄튼으로 가 버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환상적인 드라마를 연출해내는 전문가 베르바인을 투입하여 무승부 또는 역전까지 노려 보았으나, 베르바인의 동점골은 VAR상으로 확실한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베르바인의 매직이 이 경기에서 마감하는 것 같다.

 

토트넘 : 사우스햄튼의 경기 분석

사우스햄튼은 소니의 4손(한 경기 4골)을 선사한 팀이다. 사우스햄튼에 소니가 선발로 나서서 진 경기는 한 경기도 없었으며, 소니가 사우스햄튼 출전 모든 경기에서 도움과 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매우 강했었는데 오늘의 경기는 그런 징크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역전패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내가 그동안 보았던 사우스햄튼의 경기력은 분명 아니었다. 전반 초반부터 대등한 경기를 하더니 매우 강한 전방 압박과 더불어 볼 점유율에서도 토트넘을 압도하며 어웨이 경기임에도 토트넘에게서 주도권을 확실히 잡아가는 치밀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전반 초반의 경기는 이렇게 사우스햄튼의 지배력에 다소 놀란 모습의 토트넘 선수들이 제대로 공격과 점유율을 가져가지 못하고 질질 끌려가는 모습으로 경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사우스햄튼은 오늘 경기는 제대로 한번 붙어 보겠다는 강인한 정신력이 동반되는 모습을 보였고, 이런 경기력이 좋은 찬스를 계속 만들어 갔지만, 결정력이 부족하여 선취골을 넣지 못하며 토트넘 호이비에르의 예리한 패스에 아주 빠른 몸놀림으로 반응한 소니의 재치 있는 대시에 사우스햄튼 수비수는 어쩔 수 없이 발에 맞으며 자책골로 토트넘은 어려웠던 경기를 점수에서 앞서가는 전환점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나 콘테 감독하에서 재 등용된 벤 데이비스가 토트넘의 골 에어리어 지역에서 헛발질이 빌미가 되면서 우당탕탕 하는 사이에 동점골을 주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 비가 많이 내려서 미끄러지는 선수들이 모습이 종종 보이는 좋지 못한 그라운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벤 데이비스의 헛발질은 집중력이 흐트러져 있다는 것에 항변하기는 힘들 것 같다.

 

전반전은 이렇게 소니의 재치로 선제골을 넣었으나, 그리 오래 지키지 못하고 동점골을 허용하였고 무엇보다 전반전을 전체적으로 사우스햄튼이 몇골은 넣어도 뭐라 하지 못할 정도의 지배력에 토트넘 선수들은 약간은 위축되어 힘 한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며 전반전을 마치게 되었다.

 

물론 토트넘 선수들이 상대의 압박에 상당히 약하며 자신감 없는 볼처리가 오늘내일 일이 아닌 것은 모두가 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휴식시간에 콘테 감독이 마술이라도 부린 듯, 후반 초반은 사우스햄튼이 다소 힘 없이 밀리는 흐름을 보이자 어쩌면 토트넘의 공격력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토트넘도 리그 중위권 실력의 팀인 것을 어찌하겠는가? 다소 기가 꺾여 있는 사우스햄튼을 몰아붙이지 못하고 그냥 대등한 경기를 벌이다가 토트넘 유소년 출신이었던 사우스햄튼의 윙백인 워커 피터스가 순간적으로 토트넘 진영으로 롱 패스한 것이 산체스가 앞으로 움직이는 타이밍에 공은 산체스 머리 위로 넘어가며 사우스햄튼 스트라이커 로메인 페로에게 전달되며 토트넘 골키퍼 요리스와 1대 1 상황에서 다행히 골 결정력이 아쉬운 로메인의 슛이 아깝게 골라인 아웃되고 말았다.

 

결정적 찬스를 놓치면 상대방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오게 되듯이 토트넘에서 소니의 도움 역할 담당이었던 케인이 아닌 최근 케인의 도우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모우라의 멋진 센터링이 소니의 리그 9호 골을 만들어 주었다.

소니는 역시 월드클래스, 비가 많이 내리는 상황에서 그라운드가 젖어있어서 센터링한 공이 매우 빠르게 오지만 우리의 소니는 아주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키며 무거웠던 토트넘의 경기 흐름을 앞서가는 골로 이기는 경기로 바꾸어 주게 되었다.

 

한국 국가대표팀 경기를 보면 고질적인 문제점이 골을 넣고 앞서나가면 더 공격적으로 추가골을 만들어가야 하는 현대축구의 흐름에 반하여 골을 넣은 후에는 다소 느긋한 경기를 펼치다가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동점골 또는 역전골을 먹어 버리는 아주 답답하고 가슴 치는 문제점이 있다.

 

바로 이 문제점이 토트넘 선수들에게서도 간혹 보였었는데, 이 경기에서 그 광경을 목격하고야 말았다.

소니의 골이 터진 이후 토트넘 선수들은 역시 우리가 누군데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처럼 느슨한 듯한 느낌을 주더니 쿵쾅! 쿵쾅! 역전골을 주면서 이건 뭐지? 왜 이러지?라는 의문만 남긴 채 경기는 시즌 최악의 역전패를 당하며 끝나 버렸다.

 

혹자는 두 골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이메르송의 수비력에 질타를 하시는 분도 있지만, 항상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암시(레스터 2 : 3 토트넘 경기)라도 하듯이, 그동안 콘테 감독 이후 강한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했던 토트넘 선수들도 계속 사우스햄튼의 소유권에 밀리다가 소니의 골에 긴장이 풀리며 안도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인다는 느낌을 수비수들이 보이자마자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다시 한번 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소니와 로메로가 복귀했다. 세계 최고 감독 중 한 사람인 콘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런 표현들이 과연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보았고 신뢰할 수 있을까?

 

축구에서 세계 최고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에서 이러한 표현 만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경기 결과와 성적을 내기란 정말 힘들 것이란 생각을 해 보았다. 또한 사우스햄튼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골키퍼 한 명 보강한 것이 전부인데 토트넘은 그래도 스페인 리그에서 유망주라 할 수 있는 선수 2명과 정리할 선수들까지 정리한 팀이지 않느냐 라는 등의 의견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이 무대에서 최고의 감독도 최고의 선수들도 이길 때도 있지만 분명 질 때도 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실패 없는 성공도 없다는 것이다.

 

정말 중요하고 리그 상위권에 한 발 더 다가설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쉽겠지만, 얼마 전 매직과도 같은 레스터전 승리 기억과 함께 오늘 같은 역전패 경기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놓치지 않고 기억하면서 다음 경기에서는 더 강한 정신력과 더불어 오늘 같은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는 노력이 동반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매우 밝다는 생각을 해 보면서 경기 시청 소감을 마칩니다.

 

오늘 경기는 정말 박진감 넘치고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는 공방전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프리미어 리그의 진수와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준 것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