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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아이들 운전 연습 시키기

올해(2022년) 임인년 구정은 특히 연휴기간이 긴 것 같다. 샌드위치 데이로 쉬는 회사도 많을 것 같고 코로나로 인해 어디 다니기가 불편한 요즈음 답답하게 집에서 지내는 시간도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집안에 아프신 분이 계셔서 어디 먼 곳으로 여행을 갈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인지 와이프가 아주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였고 그것은 바로 아이들 운전 연습을 시켜보는 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싸사이드파크안내판
영종도씨사이드파크

 

생각해보니 괜챦은 생각 같았다. 좋은 생각이긴 한데 왠지 긴장이 되는 건 왜일까? 우리 아이들을 못 믿는다는 그런 기분에서 생긴 긴장 아닐까? 요즈음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이동이 적은 편일 것이고, 집에만 갇혀 있는 것보다는 운전 연습을 가깝고 한가한 곳을 정하여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 해 보기로 하였다. 물론 아이들의 의사가 중요하여 물어보았더니 흔쾌히 오케이 하여 첫날은 아들을 시키고, 다음날은 딸에게 운전 연습을 시켜보기로 하였다.

 

www.purl.co.kr/?i=cb0lEI  

 

결론을 말하면 걱정하지 말고 아이들 운전연습 시키는 것은 당연히 부모의 몫이어도 무관하다.

 

아들은 20대 중반으로 올해 대학교 졸업식을 앞두고 있고, 딸은 고등학교 5학년이다. 5학년이 어디 있냐고, 코로나로 인해 고등학교 3년 대학교 2년(대학을 입학하여 출석한 날이 2년 합쳐서 다섯 손가락에도 안 들어간다, 참고적으로 국립이라 더 심한 것 같다)을 코로나 시기에 입학하다 보니 이런 말이 생긴 것인데 내가 생각해도 정말 맞는 표현이라고 맞장구를 쳤을 정도이다.

 

사실 살짝 걱정도 된다. 아들은 가끔 운전을 시켰더니 용케도 혼자서 끌고 나가서 아무일 없이 들어오는 날도 몇 번 있어서 인지 큰 걱정은 없었지만, 별 걱정 없긴 부모 마음이 그런가? 자식이 무엇을 해도 걱정이 되는 게 부모 마음인데,,,

그럼 우리집 막내인 딸은 천방지축이다. 딸바보인 내 덕에 우리 집 딸은 그야말로 공주로 전략해버린 케이스이다. 이제는 다 커버려서 엄마 아빠 말 잘 듣는 얌전한 딸로 키우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는 것이다.

운전면허시험 때 이외에는 한 번도 운전을 해 보지 않은 우리 딸에게 항상 주장했던 것은 돈 줄 테니 운전 연수를 받으면 엄마 아빠한테 배우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해 보라고 하였으나, 숫기가 없는 우리 딸은 싫다고 말하며 아빠한테 배워야겠다는 것이다.

 

이럴때마다 아들이 자주 하는 말은 "너 아빠 잔소리 쩌는거 알면서도 할 거야? 내가 보기에는 너 절대 아빠한테 운전 못 배울 것 같은데, 아빠의 잔소리를 어떻게 견딜까?" 하며 아빠인 나와 동생인 우리 집 딸을 한꺼번에 공략하고 나선다.

 

며칠 전 명절에 와이프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아들만 데리고 고향에 잠깐 내려갔다 왔었다. 대부분의 운전을 고속도로가 처음인 아들에게 운전을 맡기고 조금씩 가르켜 보았다.

잘한다, 내가 생각했던 것하고는 다르게 처음에만 잠깐 불안했었고 아주 운전을 잘하는 편인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 물론 운전 중에 발목이 아프다는 등 장거리 운전은 힘들다는 등의 말을 토해 내며 최선을 다해서 운전하는 모습이 보기가 아주 좋았었다.

 

아이들 운전 연습 시키기로 한 첫날이다. 운전자는 우리 집 장손인 든든한 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하기로 했다. 장소는 영종 고속도로를 거쳐 하늘도시 근처에 있는 씨사이드 파크라는 곳이다.

 

출발하자! 아들...

 

출발하자 마자 나는 아들에게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뭐든지 많이 가르쳐 주고 싶고 아빠의 경험담을 조금이라도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시작한다. 이럴 땐 이렇게 하고 저럴 땐 저렇게 하고 점점 더 말이 많아진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여하튼 나의 잔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와이프가 한 소리 한다. "여보, 거기까지만 하면 안될까? 아들이 힘들어해요!"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잘 몰랐다. 내가 지금 잔소리가 심하다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나는 아빠로서 나름대로 아이를 위해 운전을 잘하도록 이끌어 주고 싶었던 것을,,,

 

와이프의 단속으로 나는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그냥 조용히 앉아 있기로 했고 운전중에 가르쳐 주고 싶을 때가 있어도 그냥 지켜만 보기로 하고 얌전히 앉아서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려가며 아들의 운전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씨사이드파크에 도착하여 인천대교가 바라보이는 갯벌을 거닐며, 아들과 와이프와 함께 즐거운 산책을 즐겼다. 그런데 너무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 오래 걷지는 못하였지만, 한적한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찬바람을 맞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소소한 행복이란 생각이 문득 든다.

 

인천대교가보인다
인천대교

 

씨사이드파크 앞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며 우리 가족처럼 명절 연휴를 맞아 다녀가는 사람들이 그럭저럭 많아 보인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흘깃흘깃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낸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오는 길에 늦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도 마찬가지로 아들의 운전에 나의 몸을 맡기고 편안하게 돌아왔다. 운전이란 것이 자주 해야 하고 경험만이 좋은 스승이라는 것에 공감하며, 아들의 운전연습과 가족끼리 좋은 시간을 보낸 일거양득인 알찬 하루를 심심하지 않게 보내서 좋았다.

 

딸바보 아빠의 이쁜이 출발!

 

다음날 저녁에 약속 있다는 딸의 말에 부리나케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어제는 아들이 아빠인 내 차를 임시운전자보험에 가입하여 운전하였고, 오늘은 와이프 차인 경차에 운전자보험을 가입해 놓았지만 사실 걱정이 많이 앞선 상태로 목적지인 송도를 향해 가는 길은 내가 운전을 했다.

 

송도에 도착하여 한가한 곳이 나오자 나는 딸에게 운전을 해 보라고 운전대를 넘겼다. 조심조심 가자고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코칭을 하며 조금씩 조금씩 운전해 보는 딸을 보며, 정말 안 되겠다 울 딸은 운전 연수를 받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하며 잔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어제 아들에게 잔소리하다가 혼이 났었는데 딸의 운전 실력은 나를 한계에 부딪히게 하며 위험하다는 겁마저 들었다. 하지만 우리 딸이 누구인가 천방지축 아닌가 아빠를 무서워하지 않는 딸의 울부짖음이 아빠인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아빠의 잔소리를 듣다 못한 딸은 아빠의 잔소리가 운전에 방해된다고 "고~~~ 만"이라고 소리를 치는 게 아닌가? 헉,,, 순간 나는 놀랐고 더 이상 잔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 침착하자, 아빠인 내가 침착하게 가르켜 주도록 노력하자. 다시 와이프의 훈계가 들린다. "그래 당신은 찬찬히 알려주면서 운전하도록 해야지 운전에 방해가 되는 것도 좋은 건 아닌 것 같아 여보"라고 말하자 나는 다시 침착 모드로 바뀌기 시작했고 아빠의 잔소리가 더 문제라면 딸을 믿고 참아보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역시 딸은 아빠가 딸바보라는 것을 확실히 아는듯, 스스럼없이 아빠에게 큰 소리도 치고, 한편으로는 버릇없다 생각도 들지만 딸 바보인 나는 그런 딸의 모습도 이쁘니 정말 어쩔 수 없는 내 모습이지만 그냥 좋다.

한가한 곳을 지나 점심을 먹자며 식당이 있는 차량 많은 곳으로 가면서 많이도 가슴 졸이며, 천천히 천천히 딸의 운전을 도우며 안전한 곳에 주차하고 점심을 맛있게 먹고 딸을 달래서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마시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난 가끔 와이프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아들만 있는 집은 어떻게 살까? 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해"라고 말하면 아내는 나의 그 말을 잘 받아준다. 사실 와이프도 딸바보인 나 보다도 더 딸을 챙기는 엄마라 그럴 것이다. 나중에 나이 먹었을 때 딸과 함께 쇼핑도 다니고 커피도 마시러 다니는 그런 모습이 아내는 너무 좋아 보인다고 자주 이야기한다.

 

송도음식점모습
송도초밥식당

 

다시 집으로 출발하는 우리 딸의 운전은 점심 먹기 전보다는 훨씬 좋아진 모습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꽤나 운전을 조심스럽게 잘하면서 가고 있었다. 크게 위험한 상황 없이 우리 집 공주의 운전연습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집에 와서 주차도 나름 깔끔하게 하면서,,,

 

www.purl.co.kr/?i=cb0mrd

 

물론 아들이나 딸의 운전실력은 냉철히 평가한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한 초보지만 이렇게 직접 엄마, 아빠와 함께 운전을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뿐만 아니라 나중에 손주들에게도 대물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에게 운전연습을 시킨다는 것이 사실 겁도 나고 걱정이 되어 선뜻하기가 어려웠었는데 이렇게 해 보니 아빠인 나로서도 좋은 경험을 한 것 같고, 막상 해 본 결과는 대 만족이다. 운전대와 앞과 옆만 보며 운전하는 실력이지만 얼마든지 아이들은 실력이 늘어날 것이며, 젊다는 것은 좋은 방패이자 창인 것 같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좋은 시간과 더불어 운전연습도 시켜본 일상을 두서없이 적어 보았다.

 

얘들아! 아빤 항상 너희들을 사랑하고 너희들에게 많은 세상을 보여 주고 싶단다. 세상 앞으로 당당히 나서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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