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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전원생활

제주도, 돈, 글쓰기, 인생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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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돈, 글쓰기, 인생을 알고 싶다

제주도는 나에게 있어 가장 편안함과 행복함을 동시에 던져주는 곳이다. 매번 올 때마다 다시 오고 싶고 여기서 아주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국적인 경치와 아름다운 바다가 등이 모든 사람들에게 나와 같은 생각을 갖게 하지 않나 싶다. 오늘은 자주 방문하는 서귀포 주변에 있는 태평리라는 마을에 숙소를 잡고 동네 구경을 하다 들르게 된 카페에서 좋은 뷰와 더불어 충분한 시간의 여유를 가지게 되다 보니 마음 한 구석에 일렁이는 희망과 안타까움이 함께 몰려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동백꽃이 보인다
동백꽃

 

돈과 인생

 

나이 들어 이런 행복함을 느껴본 것은 사실 처음이며 너무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젊어서 대기업에 입사해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누군지도 모르는 것에 목숨을 걸다시피 진심으로 살았었다. 나의 꿈도 행복도 기쁨도 삶도 잘 알지 못한 채 앞으로만 달려가야 하고 나이를 빨리 먹기 위해 경쟁이라도 하듯이 달려왔다.

 

그리고, 몇 십 년을 보낸 이 직장에서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된 시스템인 인맥과 줄이 이제는 다 끊어진 상태이다 보니 지나온 나의 발자취와 과거를 되돌아보는 퇴물 아닌 퇴물이 되어가고 있었다.

 

지붕붕위에 조각상이 보인다
지붕위 조각

 

사람은 실패하고 갈 곳이 없어도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에 길은 분명히 열리게 되어 있기에 나 또한 이런 와중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되었고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일을 하고 있어서 앞서 말한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행복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참 인생은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몇십 년 미친 듯이 목숨 걸고 일했던 곳에서 잊혀 가는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이런 것을 계기로 새로운 길을 알게 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는 것과 생뚱맞지만 행복감마저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이율배반적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앞으로의 미래가 너무도 불투명하다는 것인데도, 행복감을 느끼는 내 모습에서 삶에 대한 진실을 얻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은 젊어 열심히 일하며 보낸 모든 것이 결국 넉넉하지 못한 퇴직금과 가진 것 없는 금전적인 문제이다. 결국 돈이란 말인가? 좋은 곳을 보고 만지며 그리고 먹기까지 한다면 인생은 역시 돈이 있어야 해, 아니 최소한의 돈 경제적인 부는 반드시 필요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음이다.

 

 

정말 이런 곳에서 나 하고 싶은 글을 쓰면서 경제적인 걱정 없이 살고 싶다! 너무도 철없는 희망과 꿈이지 않나 싶은데, 여러분들도 저처럼 한심한 생각을 하지 않나요? 누군가 이런 말을 했는데 지금 이 순간순간을 가장 즐겁게 보내는 자가 바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제주도 그리고 삶의 여유

 

이 곳 제주도 태평리에 아주 오랜 전에 왔을 때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정말 대궐 같은 멋진 별장 같은 곳이 있어서 아마도 돈 많은 분의 별장이 아닐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오늘 태평리 숙소 주변을 거닐다가 아 저곳에 한번 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가 보았더니 완전 폐가는 아니지만 사람이 살지 않은 집인 것 같다는 느낌과 수도와 전기 미납청구서가 대문에 붙어 있는 등 다소 침침한 분위기를 보면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이곳은 예전과 같은 아주 멋진 돈 많은 부자의 별장은 이제는 아닌 것 같았다는 것에 또한 아이러니한 인생에서의 시간적인 차이와 변하지 않는 삶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느끼

 

소라껍데기가 보인다
소라껍데기

 

몇 시간을 글을 쓰면서 있다 보니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지게 되자, 모두가 제각가인 그들의 삶이 궁금해진다. 워낙 뷰가 좋다 보니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는 사람들 틈 속에서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내 모습 또한 매우 여유롭고 기분도 차분해진다. 인생은 기승전결과 희로애락이 정답이기에 이런 현재의 내 기분을 계속 가지고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힘들어야 즐거운 것이 좋고 슬퍼야 기쁨이 좋듯이 한 가지만 가지고 가는 삶도 인생도 없을 것이다.

 

옆 테이블에 젊은 부부가 아이와 함께 앉아 있다. 나의 아이들은 이미 다 커 버려서 엄빠와 함께 지내는 것을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다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지금 나는 아이를 돌보지 않고 내가 누리고 싶은 것을 아름다운 이곳에서 누릴 수 있으니 이 또한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하는 인생의 진리가 아닌가?

 

그리고 지금 내 나이는 아이들이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물론 내가 아이를 돌본다면 생각이 달라질까? 손주를 보고 싶어지고 손주들을 안아보고 싶다는 것 또한 정말 인간의 삶이 단순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 지금의 제주도 날씨는 너무도 따뜻하고 즐기기 좋은 날씨지만 이렇게 건물 안에서 햋빛없이 글을 쓰다 보니 추워서 덜덜 떨린다. 나가서 담배도 피워 보면서 따뜻함을 느껴 보았지만 춥기는 매 한 가지다.

 

정말 오랜 시간 이곳에 있다 보니 혼자 와서 즐기는 사람도 꽤 많다 것을 알게 되었다. 여인들이 더 많지만 혼자서 커피와 여유 그리고 뷰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는 것에 살짝 놀랜다. 노트북에 심취해서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은 이곳에서 나 밖에 없지만 혼자만의 고독을 만끽하시는 분들도 많다는 것이다. 아린 아이가 아장아장 걷는다. 나이 드신 분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어느덧 나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이런 행복을 느끼는 것에 대해 불편함이 사그라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들이 편안해 보이고 각자의 즐거움을 누리는 모습에서 나 또한 세상 걱정거리가 모두 없어지고 마음이 매우 너그러지며 부드러워진다. 삶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직 알아야 할 인생이 더 많다는 것을 되새겨 보면서 그냥 마냥 아이들처럼 기분이 붕붕 들뜨는 기분이다.

 

이곳에서 참 많은 것을 보았다. 유채꽃의 아름다움과 해녀들의 모습과 고기 잡으러 가는 배들 그리고 들어오는 배들은 항구에 들어오면서 경적을 울리는 풍경, 카약을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낚시꾼, 그리고 바로 앞에서 젊은 남녀가 익숙하지 실력으로 낚시를 하는 광경 등 모든 것이 행복하고 즐거워 보인다.

 

나 또한 이 틈에 있음에 행복하다. 아름다움을 내 눈에 담고 있다는 것도 행복하다. 춥지만 글을 쓰고 있는 내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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