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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대기업 퇴직을 앞두고 1부 2편

대기업 퇴직을 앞두고 1부 2편

오늘은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어이없는 상황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세상을 사는 방법은 각자 다 다르다는 전제 조건하에 이 글을 쓰고 있으므로, 어떠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편협한 생각이 될 수도 있으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대기업 퇴직을 앞두고 1부 2편 시작하겠습니다.


사실과 규칙 그리고 편법의 차이란?

모든 회사는 그날 해야 할 일을 지시받거나, 계획되거나 주어진 업무를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직원들인 근로자들은 오늘 하루 사고 없이 주어진 규칙과 기준대로 무탈하게 잘 보냈으면 바람은 당연할 것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매뉴얼이 최우선시되어 일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 어떤 규칙과 방식도 매뉴얼을 앞설 수는 없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그날 작업한 것에 대하여 시스템에 작업시간을 입력하는 일에 관한 상황입니다.

 

작업이 주어지면, 그 작업에는 각각의 정해진 표준 작업 시간이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을 하다 보면, 작업 공정마다 각각 정해진 작업 시간을 초과할 수도 있지만,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표준 작업 시간에 준하게 일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모든 작업은 매뉴얼 또는 작업 오더에 나와 있는 그대로 수행하게 되어 있으며, 일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추가적인 업무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작업 시간이 추가할 수도 있지만, 그냥 표준 작업시간에 맞추어 작업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추가되는 작업은 별도로 작업 오더를 다시 발행하여 작업을 하도록 하는 규칙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생산해야 하는 물량이 많아지거나,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면, 재고를 빨리 채워 넣어야 하는 일들도 종종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빠르게 작업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최대한 재고를 보충하도록 시일이나 시간을 단축하는데 집중하기도 하면서 별도의 연장근무도 필요하면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여, 표준 작업시간을 너무 줄이거나, 턱없이 모자란 작업시간을 입력하여, 재고를 충족시키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은 편법일 것입니다.


우스꽝스럽고 어이없는 인간의 행태

1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임금피크제에 들어선, 소위 말하는 '말년'의 직장생활을 하는, 대기업 퇴직을 앞둔 사람입니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를 정도로, 말년에 아주 고약하고 사악한 자를 만나서,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고 싶은 하루살이 인생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물론 퇴직하고 마땅히 먹고살 길이 없는 상황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아마도 그 어떤 사람도 자기 자신이 행한 행동과 행위들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니깐 그렇게 행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회사 일이 점점 더 바빠지면서, 회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물론 오너가 말하거나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재고 부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로 인하여 이러한 기준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재고 부족이 발생하면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부지런히 일해야 하고, 열심히 뛰어다녀야 하는 것은 직원으로서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고 부족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작업의 속도는 빨라지고, 생산하는 시간도 단축되면서, 어느 순간 작업하여 출고했던 작업시간이 표준 시간 대비 1/3 정도 입력하고 출고가 되고 있으며, 대략 한 달 전부터 발생하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심코 뒤 돌아보니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독촉을 수없이 받아 왔고, 이것을 충족하기 위해서 작업의 많은 부분은 생략되고, 줄여서 작업해야 했고, 규칙과 매뉴얼에 맞게 작업했는지, 기억조차 제대로 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던 기억 외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부분도 있지만, 더 큰 문제가 생겼는데, 표준 작업시간보다 너무 적게 출고한 경우가 많아서,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최대한 지난 과거 작업의 작업시간을 충당하면서 작업을 진행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 달 전 작업 끝난 생산품에 작업 시간을 넣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행위를 하는 자가 누구냐? 라고 하면서, 이루 다 말하기 어려운 정도로 폭언을 일삼으며, 정식 절차를 밟아서 징계라도 하겠다는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결국, 저는 이 행위에 대하여, 과거 작업한 것에 작업시간을 넣은 그 자체에 대해서 잘못임을 시사하였고, 다른 의도나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서 그런 행위를 한 것은 아니고, 너무 적게 작업시간을 넣고 출고하는 것은 나중에 작업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인력은 줄어들어야 하며, 작업은 더 힘들게 해야 하는 엄청난 부담감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여,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하였고, 그 자체에 대해서는 잘못되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러자 태도가 바뀌면서, 그다음부터는 달래기도 하고, 본인이 좀 과했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다시 잡아나가는 사악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우스꽝스럽고 어이없는 행태에 대한 해석

이 일련의 상황에 대하여 분석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여,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모든 사람이 고통받고, 숨죽이며 살아가는 현실이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단계적으로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표준 작업시간에 맞추어 작업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조금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지만, 가급적 비슷하게 맞추어 가며 작업해야만 품질이나 작업자의 안전과 과로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일단 표준 작업시간보다 적게 먹고 나가도 되니깐, 최대한 빨리 출고하는 방법으로 일해야 한다고 독려하였으며, 연장근무까지 작업을 하여도 실제 작업시간은 표준 작업시간에 턱 없이 모자란 상태에서 출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연장 근무를 강압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연장근무가 힘들어서 안 한다고 말하기는 더욱더 어려운 것이 근로자의 현실일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이렇게 급하게 서둘러서 작업을 하고, 표준 작업시간을 맞추지 않고 출고한다면, 표준 작업시간은 줄어들 것이며, 생산품의 품질도 떨어지고, 서둘러서 작업을 하면, 작업자의 피로도로 인해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고, 향후 작업자는 줄어든 작업시간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네 번째는 우리는 과거 몇십 년 동안 표준 작업시간을 최대한 맞추면서 작업을 해 왔으며, 아무리 바빠도 표준 작업시간에 맞는 일을 하도록 권고받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히 옳다는 것입니다. 그런 방식과 지시로 작업을 하면, 확실히 표준 작업시간에 비해 모자란 작업시간을 입력하고 출고되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도록 그 오랜 시간과 세월 동안 해 왔는지, 그 이유는 앞서 말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바로 작업에 대한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과, 작업자의 피로도와 과로로 인한 업무 능률이 떨어져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는 힘들고 지친다고 이야기해 보지만, 회사 나오면 당연히 해야지, 이 정도로 뭐가 힘드냐, 그리고 바쁘지 않을 때는 쉬어 가면서 하고, 바쁠 때는 당연히 사악한 그자의 말대로, 탄력적으로 일하라는 말은 어딘가 이해가 될 수도 있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는, 여유가 있을 때는 안전과 품질 모두 문제가 없지만, 바쁠 때는 안전과 품질에 하자가 발생하여도 상관없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경우가 발생하면, 이런 조언을 하고 싶은데요, 화를 내고 폭언을 일삼기보다는, 근본적으로 무엇이 문제였는지, 이야기도 들어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도 늦지 않아 보이는데, 화를 내고 폭언을 일삼은 뒤에, 할 말 있으면 해 봐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작업시간에 대하여 해결할 것인지 논의해 보아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한 사람의 이야기만 읽어 보시고 판단하는 것도 잘못일 수 있겠지만, 폭언과 징계가 필요하다는 말과 더불어, 앞으로는 무조건 이러지 말고, 표준 작업시간보다 적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발언으로 끝을 맺는 우스꽝스럽고 어이없는 행태에 대해 분석해 보았습니다.

 

끝으로, 저는 징계에 대한 부분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제발 징계 위원회에 회부시켜라! 내가 징계를 먹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반드시 내가 할 말은 하고 싶었고, 회사는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어떤 판단과 결론을 토출해 낼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정부 부처에 신고도 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비참한 말들을 많이 들어서 마음이 아프고,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이러한 이야기를 회사 내에서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음이 더 개탄스럽고 한심하다는 것이며, 나 죽을 각오가 아니면 말하기 어려운 시스템도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은 말년에 있었던 황당한 일에 대하여 나름대로 우스꽝스럽고 어이없는 행태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해 보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말년의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진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힘들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가장의 고뇌는 내일 또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